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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기의 정상적 수면 발달 양상: 두 그룹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한 발견들
영아기의 정상적 수면 발달 양상: 두 그룹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한 발견들.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이호준
Editor’s Pick
필자는 20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다. 아이가 아무리 안아줘도 잠들지 않고, 자다가도 밤에 깨서 울고 해서 ‘이거 얘가 문제 있는 것은 아니겠지?’ 하며 고생을 좀 했었다. 우리 주위에서 아이들이 잠을 잘 자지 않아서 걱정하는 부모를 흔하게 마주 칠 수 있다.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소아의 수면호흡장애 치료를 하다 보면 환아의 보호자들이 이것이 정상적인 수면 발달 과정인지 물어보는 경우도 있고, 필자도 궁금한 면이 있었는데, 최근 이에 대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가 있어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이 연구는 핀란드의 남부 지역 (Child-Sleep, CS군) 과 서부 지역 (FinnBrain, FB군), 두 지역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진행되었다. 32주 이상 임신을 유지하고 있는 임신부를 모집 대상으로 하였고, full term으로 분만한 아이가 최종 연구 대상이 되었다. 아버지, 어머니, 혹은 어머니의 다른 보호자를 대상으로 설문지를 받아 이를 분석한 연구이다. 두가지 설문지를 받았으며, 설문지에서 조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설문지 1 | 설문지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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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군에서는 3, 8, 18, 24 개월에 각각 1427, 1301, 1163, 950 명이 설문에 응하였으며, FB 군에서는 6, 12 개월에 각각 2002, 1693 명이 설문에 응했다. CS 군과 FB 군에 의료 환경적, 문화적, 사회 경제학적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으며, 부모의 나이, 임신 주수, 출생시 몸무게에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설문에 의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총 수면 시간은 생 후 3개월 때 14.5시간 정도에서 생후 2년에 걸쳐 차츰 줄게 되어 12시간 정도가 되는데, 밤 수면시간은 조금 늘어 유지되는 반면, 주간 수면시간이 차츰 줄어드는 양상이다. 이를 figure 1~4에 걸쳐 표현하였다. 낮잠을 자는 횟수도 생후 8개월까지는 대부분 두 번 이상의 낮잠을 자게 되지만, 생후 18개월 정도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에서 낮잠 횟수가 한번으로 줄게 되었다.
재우는데 필요한 시간은 생후 3개월째 평균 38분 정도이었는데, 생후 6개월 정도 되면 25분 정도로 줄어 들었다. 6개월에서 2년으로 가면서 지속적으로 계속 줄어들지는 않았다. 밤에 깨는 횟수와 깨어있는 시간은 생후 2년으로 갈수록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된다. 논문의 저자들은 잠드는데 필요한 시간과, 밤에 깨는 횟수, 밤에 깨 있는 시간을 분석하여 cut-off value를 제시하고 있는데, 오렌지색과 붉은 색깔의 경우 임상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은지 진료를 받아 볼 만하다고 하며 screening tool로서 제시하고 있다. 영아들이 밤에 몇 번 깨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2살 정도 되면 이 횟수가 줄어들게 되는데, 2세 이후에도 일정 횟수 이상으로 깬다면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없는지 (수면 호흡장애, 아토피 피부염 등의 알러지 질환 혹은 행동 치료가 필요한 sleep-association disorder 등)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을 권하고 있다.
설문 조사에서 아이의 수면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걱정하고 힘들어하는 경향이 3개월에서 8개월 사이 증가했지만 생후 2년으로 갈수록 차츰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아이가 부모 없이도 스스로 잠드는 능력도 만 2세가 되어가면서 차츰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저자들은 영아의 수면 패턴은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매우 많은 부모들이 우리 아이의 수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흔하게 걱정하지만, 대부분은 임상적으로 영아의 발달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정상 범위에 속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2세가 되면서 어느 정도 다른 아이와 비슷한 양상으로 변해간다는 것을 보고 했다. 또한 아이의 개월 수에 따른 cut-off value를 제시함으로서 임상적 확인을 권유하는 tool을 제시했다.
이 논문의 한계점으로는 설문지에 의존한 연구라는 것을 들 수 있는데, 부모가 너무 힘든 경우 over-report를 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올 때는 그러한 육체적 정신적 상황에서 오게 되므로 이러한 결과가 오히려 더 임상적으로 유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