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Sleep은 매년 1월, 5월, 9월 발간 예정입니다
미국 수면 관련 학회 비교 체험기
전남대학교병원 양형채
안녕하세요 양형채입니다. 저는 전남대학교 이비인후과에서 근무중이며, 현재는 보스턴에 위치한 Brigham & Women’s Hospital에서 연수 중에 있습니다. 덕분에 2022년도 현지에서 개최되는 ATS 2022 (San Francisco), SLEEP 2022 (Charlotte), ISSS 2022 (Philadelphia), AAO-HNSF 2022 (Philadelphia) 등 다양한 학회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경험은 아니지만 제가 2022년 한해 수면관련 학회를 경험하면서 느꼈던 내용들을 지면을 통해 간략히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ATS 2022 (American Thoracic Society international conference)는 현재 제가 연수 중인 연구실 멤버들이 매년 참석하는 학회입니다. 2021가을 연수 초기, 낯선 미국생활에 적응도 하기 전에 ATS 참석을 위한 연구실 분위기에 압도되어 저도 모르게 동참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곳 연구실은 내과 전문의인 Dr. D. Andrew Wellman을 지도 교수로 대부분은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의공학 전공 연구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이 있는 해부학적 지식과 이해가 요구되는 자연수면내시경(Natural sleep endoscopy), 약물유발수면내시경 (drug induced sleep endoscopy) 관련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구실 멤버들이 해마다 ATS에 참석하는 것은 이러한 의학과 공학이 접목된 다학제적 연구를 수용하기에 적합한 학회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ATS 2022는 2022년 5월 13-18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습니다. 학회 규모가 제가 겪어본 학회 중에는 가장 컸습니다. 실제 어느정도 규모인지 현장에서는 잘 가늠이 안됐지만, 검색해 보니, 매년 14,000명 정도가 모인다고 합니다. 코로나전 2019년 이비인후과 춘계학회가 1800명 정도 참석했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션도 호흡기에 관련된 다양한 세션들이 있었고, 수면무호흡, 악성종양, 기관삽관 등 이비인후과 영역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많았습니다. 저는 주로 수면호흡질환 관련 세션들만 들었고, 이들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참석할 가치가 있는 학회였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세션들이 있었고, 다른 학회에 비해 본 학회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독특한 세션은 Poster discussion session였습니다. 흔한 저희가 알고 있는 포스터 발표는 poster session으로 별도로 구성되어 있었고, 이에 반해 Poster discussion 세션은 포스터 발표(poster session)와는 다른, 무엇이라 표현하기 힘든 informal 한 형태의 discussion장이었습니다. 기존에 발표되지 않은 새로운 연구내용을 들고 온 다양한 연구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마치 시장에서 흥정하고 이야기하듯이discussion 하면서, 친분을 쌓아가는 networking 하는 장 이였습니다.
두번째 학회는 Sleep 2022입니다. Sleep 2022는 6월 4일 - 8일까지 North Carolina Charlotte에서 열렸습니다. ATS 와 Sleep는 매년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것 같습니다. 2022년에는 두 학회가 약 15일 간격으로 열렸고, 2023년 예정된 일정도 ATS 2023이 워싱턴에서 5/19-24, Sleep 2023이 인디애나폴리스에서 6/3-7일에 예정되어 있어, 두 학회 사이 공백이 10일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붙어있는 일정 때문에, 두 학회 모두 참석 시, 집을 지키고 계시는 높은 분께 ‘엄청’ 혼나고 ‘정신교육’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SLEEP2022는 미국수면학회(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와 Sleep Research society 가 주관하는 학회입니다. 왠만한 수면관련 가이드라인은 다 잡아주는 두 학회 주관 학회여서 그런지, 학회 자체도 ATS에 비해 기초 연구 보다는 임상적인 내용들이 많았고, 실제 미국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한국 출신 수면의학자들도 많이 참석하셨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Hypoglossal nerve stimulation (HGNS) 에 대한 양압기 사용 의사들의 반응 이였습니다. 이전 다학제 학회들을 참석하면, 내과계열 선생님들이 이비인후과적 수술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많이 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번 학회에서 본 HGNS에 대한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HGNS 관련 세션도 많이 있었고, 대다수 의사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했습니다. 특히 환자를 직접 추적관찰 하시는 내과, 가정의학과 선생님들이HGNS 환자 관리가 양압기에 비해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고, 의사들도 편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실제 수면환자 진료와 연관된 지식들을 얻을 수 있었고, Sleep 미팅은 수면환자를 실제 진료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업데이트 할 수 있는 최적의 학회로 생각되었습니다.
세번째 학회는 ISSS 2022, international surgical sleep society annual meeting입니다. 이번 ISSS annual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9/8-10 간 개최되었으며, 매년 9월 개최되는 미국 이비인후과 (AAO-HNSF, 9/10-14) 학회와 일정, 장소를 맞춰 필라델피아에서 열렸습니다. 이름 그대로 Surgical sleep society meeting 여서 수면 수술하는 이비인후과 의사들에 초점이 맞춰진 학회입니다. 20개국에서 200명 정도가 모였었다고 하고, 학회명처럼 주로 수면수술 및 non-CPAP 치료에 초점이 맞춰진 내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주된 내용은 HGNS에 관련된 이슈들이었으며, Eric Kezirian, Tucker Woodson 등 저명한 sleep surgeon들이 많이 참석했고, HGNS가sleep surgeon에게 새로운 시대가 열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ISSS이어 개최된 AAO-HNSF미팅은 다들 잘 아셔서, 한 강의만 소개하려 합니다. 제게 올 한 해 가장 큰 도움이 된 강의는 AAO_HNSF meeting 에서 USC 의 Eric Kezirian 교수님이 강의하신 Drug-Induced Sleep Endoscopy in Obstructive Sleep Apnea 란 제목의 2시간 강의였습니다. 마치 이전 AAO 미팅의 instruction course 같은 느낌의 강의였고, DISE 관련 중요 내용 설명 후, Kezirian 교수님이 준비하신 DISE 영상을 같이 보면서 VOTE Scoring을 해보는 수업이었습니다. 제가 DISE를 시행한 것이 7-8년 됐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간 수업이었는데, 제가 책에서 배우고, 스스로 깨우쳐가며 시행한 판독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느낄 수 있는 수업이었고, 스스로 많은 반성을 하게 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앞으로도 계속될 Eric Kezirian 교수님의 강의를 직접 돌아보시기 강력히 추천 드립니다. 저자 직강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많지 않은 학회 참석 경험이지만, 나름대로 느꼈던 부분을 정리해 보면, ATS 미팅은 AJRCCM 등을 타겟으로 연구하시는 좀 basic 한 연구를 하시는 분들이networking 하는 학회, SLEEP 2022는 수면 질환과 관련된 전반적인 임상 지식을 한 층 업그레이드하기를 원하는 연구자에게 적합한 학회, ISSS 및 AAO-HNS는 이비인후과 영역에 집중된 수면무호흡관련 최근 이슈 및 연구결과들에 대한 정보를 원하는 연구자에게 적합한 학회라고 생각이 됩니다.
참고로 2023에는 ATS는 5/19-24 워싱턴, SLEEP2023은 6/3-7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AAO_HNSF 미팅은 9/30-10/4 테네시 네슈빌 예정입니다. 그리고,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 낙태법 판결 관련해 인디애나주 관련 이슈가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인디애나주에서 개최되는 Sleep2023은 학회전날인 6/2일까지 Full-refund 가능한 것으로 학회 사이트에 공지되었으니 참고 하십시오. ISSS 및 AAO_HNSF 미팅에서 저에게 많은 반성과 큰 감명을 함께 주신 Dr. Eric Kezirian과의 기념 사진을 올리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