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Sleep은 매년 1월, 5월, 9월 발간 예정입니다
Sleep Europe 2024 참관기
강북보아스이비인후과 이철희
저는 강북구에서 개원을 하고 있는 강북보아스이비인후과 이철희입니다. 2020년에 호기심에 시작한 수면 공부로 유럽수면인증의(ESRS)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고, 그 호기심이 이어져서 2023년 4월 프라하에서 열린 ERS/ESRS Sleep and breathing conference에 참석 후 다양한 최신 지견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2024년도에 다른 학회를 물색 중에 AASM이 휴스턴에서 열려 참석을 고민하다, 가는 길이 쉽지 않아 다른 학회인 Sleep Europe 2024를 보게 되었고,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리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비야 역시 가는 길이 쉽지는 않았지만, 유럽수면학회(ESRS) member ship으로 학회 등록이 할인도 되어서, 올해는 Sleep Eurpoe 2024에 참석하기로 하였습니다.
보아스이비인후과 먹골원 박상현 원장, 석촌원 사대진 원장과 같이 참석하였고, 짧게 학회만 참석하고 싶었지만 세비야로 가는 직항이 없었기에 어.쩔.수. 없이 여기 저기를 들려서 세비야에 도착해야만 했습니다. 먼저 마드리드로 들어가서 기차역 앞에서 1박을 하였습니다.
숙소는 허름하였으나, 기차역의 뷰가 무척 인상적이였고, 선선한 날씨와 더불어 길가에 야외테이블이 잘 되어 있어서 처음 맛보는 파에야(Paella)가 너무 맛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렌페(Renfe)를 이용하여 그라나다로 넘어가서 알함브라궁전 투어를 하였습니다. 보통의 가족여행에서는 가이드 투어를 하기 어려운데,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지니 즐거움이 배가되는 느낌이였습니다.
투어 후 다음날 자동차로 론다를 거쳐 세비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장엄한 론다의 누에보다리가 인상적이였고, 점심에 들어간 레스토랑에서 올리브절임을 맛보고 제가 올리브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았습니다. 세비야에 도착해서 잠시 세비야 대성당 투어를 하였습니다. 과거 스페인의 번영시기에 지어진 고딕 양식 절정기의 건축물을 관람하고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관련된 이야기는 흥미를 자극하였습니다. 3일에 걸쳐서야 도착한 세비야에서 이제 학회를 참석합니다.
학회 장소에 대해서는 부스가 있는 입구는 많은 인원이 몰려 조금 비좁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학회장의 대강의장은 아주 쾌적하였고, 무척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었습니다. 음향 및 영상 시스템이 아주 잘되어 있었고, 위치도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편리하였습니다.
학회 진행 시스템에 대해서는 브로셔가 직관적이었고, 학회가 진행됨에 따라 웹상에서 시간표상의 바가 이동하여 어느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빠르게 알 수 있었습니다. 민감한 강의가 아닌 경우 라이브 스트림을 전 강의실에 걸쳐 제공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Sleep Europe 2024는 ESRS가 주관하는 제 27차 국제학술대회로,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수면 의학 및 연구 분야의 행사입니다. 다양한 과의 의사들를 비롯한 기초의학연구자, 학생들이 모여 최신 수면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논의하였습니다.
기초 의학 관련 세션과 임상이 적절히 조화되서 진행되는 것이 인상 깊었고, 각 분과별로 세부 미팅과 조인트심포지엄이 구분되어 있었으며, 점심에는 회사별 스폰서심포지엄이 있어 제품을 알리고, 질병과 연관하여 제품별 특장점에 대한 소개도 인상적이였습니다.
기존의 30초 단위 Epoch으로 판독하는 것의 한계에 대한 새로운 의견들이 있었고, Deep learning기술을 활용한 3초 단위로 EEG측정하여 PSG에서 좀더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ORP (Odds Ratio Product)를 측정하여 수면을 더 정교하게 측정하여 실제 환자의 수면 깊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주로 Cerbra사의 장비를 통한 새로운 주제가 많이 언급되는 느낌을 받았고, 이와 관련된 수많은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었습니다.
그 외 SWS(Slow Wave Sleep)과 memory consolidation에 대한 fMRI등을 통한 연구들, 수면 중 반복적 자극에 대한 결과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로웠습니다. Shift worker 중에 적응을 상대적으로 잘하는 group에 대한 gene의 차이들과 ventilatroy chemoreflex test에 대한 연구에 관한 내용도 빈번히 언급이 되었습니다.
부스에서는 기존에 한국에서 많이 사용했던 Watch PAT의 fully disposable device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PSG를 하는데 3개월 정도 대기가 있는 곳도 있다보니, 진료 전에 집으로 바로 장비를 보내 데이터를 추출하고 기계를 회수할 필요 없이 바로 분석이 가능한 장점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level 1 PSG를 요구하는 한국의 상황에는 바로 적용하기는 제한점이 있어 보였습니다.
한국의 기업 부스 중, 허니냅스라는 수면 진단 소프트웨어 기업이 있었습니다. 솜눔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데이터분석 및 환자관리를 주로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었습니다.
많은 부스 중 한국 부스를 보니 반갑기도 하였고, 앞으로 수면 관련 치료 및 기술 개발 등에 있어 한국의 많은 발전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식사 자리를 끝으로 세미나는 종료 되었습니다. 학회장에서 박찬순 교수님, 최지호 교수님, 신현우 교수님을 뵈어서 더 반가운 학회였던 것 같습니다.
개원해서 전공의 때도 경험하지 못한 학회를 가는 것이 쉽지는 않을 수 있지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2025년에는 AASM(SLEEP 2025)가 6월 8일부터 11일에 시애틀에서, 7월에는 독일에서 ESRS 세미나 및 ESRS Somnologist 시험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내년에는 미리 계획해서 한 번 참석을 해보는 것은 어떠실까요?